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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기술 문해력의 계급화 기기를 가졌지만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들. 기술 문해력의 계급화 디지털 접근성에 대한 기존 논의는 주로 누가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갖고 있는가, 누가 와이파이에 접속 가능한가와 같은 물리적 조건에 초점을 맞춰왔다. 그러나 오늘날 디지털 불평등은 기기 보유 여부보다 그것을 얼마나 능숙하게, 비판적으로, 전략적으로 사용하는가에 따라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 이를 흔히 디지털 문해력이라고 부르며, 이는 읽고 쓰는 능력을 넘어, 정보를 찾고, 선별하고, 분석하고, 창조하는 능력을 포함한다.예를 들어, 스마트폰을 보유하고 있는 고령자나 저소득층 청소년이 많지만, 이들이 뉴스 앱을 설치하거나 보안 설정을 이해하거나, 클라우드 저장 방식, 온라인 설문 참여, 구글 드라이브 공유, 공공서비스 앱 이용 등을 원활히 수행.. 2025. 6. 28.
디지털 거리두기의 신호 체계 바로 답장하지 않기’의 규범화. 디지털 거리두기의 신호 체계상대방에게 일정한 감정적 거리감을 설정하는 방식이다.오늘날의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에서는 즉시 응답이 기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심리적·사회적 맥락에서는 즉답이 반드시 이상적이지 않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 특히 연애 초반, 친구 간 감정 탐색, 또는 업무 외 관계에서는 바로 답장하지 않기가 일종의 예의, 혹은 전략적 간격으로 여겨진다. 이것은 단순한 지연이 아니라, 상대방에게 일정한 감정적 거리감을 설정하는 방식이다. 즉답은 상대방에게 나는 너에게 전적으로 열려 있다는 신호를 보낼 수 있지만, 때때로 이는 과도한 몰입이나 조급함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이에 비해 지연된 답장은 자기 삶의 독립성을 시사하거나, 상대방에게 ‘당신의 메시지가 내 하루를 .. 2025. 6. 27.
온라인 우정의 독립적이고 응축된 감정 구조 맥락 없는 친밀감. 온라인 우정의 독립적이고 응축된 감정 구조온라인 우정의 가장 독특한 특성 중 하나는 그것이 물리적·사회적 맥락 없이도 형성되고 유지된다는 점이다. 오프라인에서의 우정은 보통 학창 시절, 직장, 동네, 가족 관계 등의 맥락 속에서 생성되며, 그 맥락이 관계의 지속성과 깊이를 조절하는 틀로 작용한다. 그러나 온라인 우정은 그러한 배경 없이, 관심사, 유머 코드, 가치관의 공유를 바탕으로 즉각적인 친밀감을 형성한다.예를 들어, 트위터에서 같은 밈에 웃거나, 게임 내에서 협동 플레이를 통해 유대감을 느끼는 순간, 실제로 얼굴을 본 적 없는 사람과도 정서적 공명이 형성될 수 있다. 이 공명은 ‘현실의 부담 없이 감정을 나눌 수 있다’는 가벼움 덕분에 오히려 더 빨리 응축된다. 즉, 온라인 우정.. 2025. 6. 27.
DM이 만든 접근성 혁명 시작의 문턱이 낮아진 연애. DM이 만든 접근성 혁명 과거 연애는 상대방과의 우연한 접촉, 대면 상황, 공통된 사회적 연결고리를 통해 시작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디지털 플랫폼의 확산, 특히 SNS 기반의 DM 기능은 연애의 시작이 갖는 문턱을 획기적으로 낮췄다. DM은 팔로우나 공개 댓글이라는 절차적 접근 없이도 상대방에게 즉각적이고 사적인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통로를 제공한다. 이는 연애가 시작되기 위한 조건을 공식성이나 제도적 관계에서 일상성과 임의성으로 이동시켰다. DM의 이점은 은밀성과 비공식성이다. 상대방과 공적 관계가 없더라도 "안녕하세요. 게시글 잘 봤어요"라는 짧은 인사 한 줄로 새로운 대화를 열 수 있다. 이는 공적인 대화 창보다 훨씬 부담이 적고, 거절당했을 때의 사회적 낙인.. 2025. 6. 27.
멀티태스킹이 불러오는 정서 흐름의 단속화 감정 전달의 지연과 단절: 멀티태스킹이 불러오는 정서 흐름의 단속화 멀티태스킹 소통은 본질적으로 주의 분산 상태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이다. 사용자는 여러 앱을 넘나들며 메시지를 확인하고, 동시에 다른 업무나 미디어 소비를 수행한다. 이런 상태에서 나누는 대화는 응답의 속도나 정서의 농도에 있어서 일관된 흐름을 유지하기 어렵다. 예컨대, 상대가 감정적으로 중요한 이야기를 할 때, 그에 대한 반응이 몇 분씩 늦거나 단답으로 이루어진다면, 그 내용의 진정성은 의심받게 된다.감정 소통은 기본적으로 정서적 공명이 중심인데, 멀티태스킹 상황에서는 이 공명이 지연되거나 끊기기 쉽다. 상대가 내 말을 실시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확신이 흔들리면, 감정은 곧 무시당한다는 감각으로 변질된다. 메시지를 읽었음에도 반응이 없거나.. 2025. 6. 26.
SNS에서 자존감이 의존하는 심리적 거울 보이는 나와 보여지는 나 사이: SNS에서 자존감이 의존하는 심리적 거울 SNS는 자아를 표현하는 공간이자, 동시에 타인의 시선과 평가가 집중되는 거울이다. 이 거울은 비추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자아를 재구성하는 기능을 갖는다. 사용자가 자신의 일상, 생각, 외모, 성취 등을 게시할 때 그것은 단순한 기록이 아닌 관심과 반응을 유도하기 위한 자아 연출이다. 이때 댓글은 그 연출의 피드백이자, 자아가 받아들이는 사회적 가치의 단위로 작용한다.특히 좋아요는 수치로 나타나는 반응이지만, 댓글은 텍스트로 감정을 전달한다는 점에서 훨씬 더 감정적 파급력이 크다. 예컨대, 너 정말 멋지다, 부럽다, 힘내!와 같은 댓글은 단순한 격려를 넘어서, 사용자의 존재감과 표현 욕구를 강화시키며, 자존감을 높이는 역.. 2025. 6. 26.